霧街 - 이글루스 골목길

inmist.egloos.com

포토로그



국가론 책이야기



출판사 : 돋을새김
편역 : 이환

간만의 책 이야기입니다. 예전에 싸게 팔 때 구해둔 책인데, 철학 책 치고는 꽤 재미있습니다.
플라톤이 글재주가 뛰어나서 철학 서적이라기 보다는 소설 한편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요.
플라톤 저작의 특징은 모든 주인공이 스승인 소크라테스가 다른 이들과 논쟁하는 것이며, 결국 상대의 잘못된 점을 찾아내고 올바른 결말로 끌고 나아가는 것이지요. 내용이 어렵지도 않고, 쉽게 술술 읽히는 점이 최고의 강점입니다. 플라톤의 저작 이후로 읽기 쉬운 것이라면 니체의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정도겠네요. 그런데 그쪽은 분량이 너무 많아서 무리수(...) 국가론은 300페이지 이내의 내용이라 그냥 판타지 한편 읽는 기분으로 보셔도 무방합니다.(사실 후반부의 이상국가론 부분을 보면 완전히 판타지... ㅇㅈㄴ)

구성은 총 10장으로 되어 있으며, 이야기의 흐름 자체는 상당히 논리적이나, 이런 일이 실제로 가능할지는 모르겠네요. 이렇게 논리정연하게 따져 들어가는 부분을 다 외우면서 본다니, 이 시대 사람들은 괴수가 틀림없어요(...)
시작은 '무엇이 정의인가?'로 시작하여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국가의 올바른 행동을 그리고, 이상적인 국가상을 그리며 어떻게 완성할 것인지를 토론합니다. 소크라테스의 말빨과 적절한 질문으로 모든 것이 쏘쿨하게 진행되지요. 앞에서 쉽게 읽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서서히 곱씹으면서 논거가 어떻게 전개되고 뒷받침하는지 확실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철학 서적을 읽는 기본은 주장을 보충하는 근거를 확실히 포획하고 비판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뱉을 건 뱉는 것이니까요.

플라톤이 내놓은 개념 중에서 익히 알려진 것들이 이 책에서 나옵니다. 동굴의 비유, 국가의 구성, 구성원의 덕목과 정의의 구현 방법을 크게 들 수 있겠군요. 플라톤은 자신이 살던 시대를 비판적으로 바라본 점이 있는데, 명예 체제, 과두 체제, 민주 체제를 잘못된 정치 제제로 보고, 지혜로운 이가 모두를 사랑하면서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로 나아갑니다. 씁쓸한 점이 명예, 과두, 민주 모두를 보면 부정적인 면이 지금 한국에서 퍼져 있다는 것입니다. 바라보면 너무나 한국 현실과 맞으니 홀로 나타날 초인을 기다릴 수도 없고, 모두가 나아가야 할 텐데 말이죠.. =_=

참주 부분만을 요약하면 참주는 민주 체제가 자유와 방종, 무질서로 타락하면서 극한에서 예속이 나타나고, 민중의 지도자가 부자와 결탁하면서 참주가 탄생하는데, 참주는 민중의 지지를 업고 등극하며 환심을 사려 노력하고 민중을 안심시키려 듭니다. 참주는 조금씩 적대세력을 제거하며 자신의 힘을 기르고, 호위대를 키웁니다. 호위대를 기르는데 부족한 돈을 민중에게서 빼앗고, 그마저 부족하면 신전의 재물을 빼앗고, 민중에게 무거운 세금을 물려 착복하게 됩니다. 자신을 있게 한 민중을 협박하고 갈취하며, 민중은 뒤늦게 자신들이 아주 해괴한 동물을 키웠다는 것을 알고 땅을 치며 후회하게 됩니다. 결국 참주는 아버지와 같은 민중을 살해한 자, 패륜아가 되어 버립니다.

이거 너무나 MB정권과 닮아 보여서 찝찝합니다 -_-. 이사람도 등장할때는 엄청난 인기를 등에 업고 일어서더니 갈수록 부자들만 챙겨주고, 서민을 달래기 위한 각종 퍼포먼스만 벌이다가 지금의 여러 사태에 눈만 돌리고 있으니...

다음 책 이야기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입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단테의 '신곡'인데, 이건 꽤 재미가 없네요. 빨리 읽고 삼국유사나 조선왕조실록이나 봐야겠습니다 -ㅅ-a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