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쓰고 2부 쓰는데 한참 텀이 걸렸네요. 그간 글 구상은 간간히 하고 있었는데, 시간 내서 쓰기엔 짬 내기가 애매해서...
올해 내로 5부까지 쓰려면 한참 달려야죠.... -_-a
.....그런데 한번 다 쓰고 나서 다 썼다고 우왕ㅋ굳ㅋ 다했다 생각했더니 후반 파트를 안써서 망해서 다시 교정해서 시간이 한참 걸렸습니다(...) 덕분에 작업을 이중으로 했네요. 다음번에는 철학자 파트부터 먼저 써야겠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도시를 연구한 철학자를 꼽으면 벤야민이 적절하겠네요. 근대화를 대표하는 도시였던 파리에서 연구했던 독일 철학자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이었기에 국경을 넘으려다 실패해서 자살했던 비운의 학자입니다. 그래서 저작도 자료를 모으고, 자료에 코멘트를 달아 둔 정도만 남아 있지요. 기묘하게도 벤야민의 유고가 프랑스 작가였던 바타이유의 서고에서 발견된 건 신기하지만...
잡설은 이 정도로 하고, 벤야민은 근대화의 도시 파리를 계속 보면서 느꼈던 감정은 도시가 사람을 현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도시의 화려함은 '아케이드'라는 구조가 잘 보여주고 있지요.
출처 : 異国迷路のクロワーゼ(이국미로의 크로와제) 애니메이션 공식 홈페이지
말로 설명하기 애매해서 이미지를 따로 첨부했습니다. 일직선인 길을 따라서 가계가 쭉 늘어서 있고, 아치형 지붕을 덮어서 비가 오든말든 자유롭게 '소비'를 가능하게 만든 시장이죠. 산업혁명을 통한 생산량의 증가는 시장에 다양한 상품을 공급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낭비'나 '사치'로 생각되던 것들도 당당하게 향유할 수 있도록 바뀌었죠. 아케이드는 '다양한 공간'과 '정가제', '좌판이 아닌 건물'이라는 요소가 들어옵니다. 사람과 사람이 주가 되던 시장이 사라지고, 물건과 화폐만이 남아있고 사람들은 과정에서 소외당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다시 읽다 보니 이런 표현이 있더군요.
너무나도 싫었던 이 동경이...
친절한 척 하면서 누구나 다 받아줄 것처럼 하다가 결국은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이 동경이 너무 싫었어.
- Clamp, 동경 바빌론 中
'아케이드'에 해당하는 장소를 우리 주변에서 찾는다면 '대형마트' 정도일 겁니다. 실내에 정가제, 다양한 상품들을 한곳에 모아서 별 문제 없이 지낼 수 있는 공간이 내가 사는 곳 바로 옆에 있습니다. 물론 집 바로 앞에 있지는 않지만, 교통의 발달로 누구나 갈 수 있고, 정가로 물건을 삽니다. 시장이라면 사람을 만나고 에누리를 받을 수도 있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건 전혀 없죠. 모든 게 정가이고, 임의로 가격을 깎는 건 무리입니다. 물론 마트 측 상황에 따라 할인되는 품목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예외인 경우고, 원칙상 가격상의 타협을 인정하지 않는 정가제를 고수합니다.
인구의 대다수가 도시에 사는 지금, 사람의 삶은 상당히 편해졌습니다. 조금만 걸어나가면 필요한 물건을 구할 수 있고, 안보인다 해도 조금의 시간을 들여서 마트나 백화점에 가면 거의 다 구할 수 있지요. 교육도, 직장도, 어지간한 것이 생활권 내로 들어왔습니다. 특히나 '자동차'의 보급으로 일하는 도시와 자는 도시가 따로 있는 베드타운도 가능해졌습니다. 도시공간은 편함으로 가득찬 공간으로 보이지만, 그 편의성과 맞바꾼 것이 있으니....
대표적인 게 '공간의 절단'입니다.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을 생각해 보세요. 나는 내 이웃과 얼마나 소통하고 있을까?
아파트를 예로 들면 모든 거주공간이 획일적으로 통일된 공간입니다. 한 건물 안에 수많은 사람이 사는데, 앞집 사람과, 옆집 사람과, 윗층 아랫층 사람과 하루에 두세번 이상 소통하나요? 물론 주부같이 집에서 시간을 오래 보내는 경우는 다양하게 친하게 지낼 수도 있지만, 바깥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다릅니다. '일하는 공간'과 '사는 공간', '이동하는 공간'이 모두 딱딱 떨어집니다. 제 케이스를 예로 들어보지요.
저는 이 글을 쓰는 시점에, 외부 협력사원으로 대형 마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택에 살지만 밖에 나갈 때는 일하러 가는 때 뿐이므로 사람들을 만나기도 생각보다 쉽지 않고, 막상 바깥에 나가 보면 동네 사람들도 안보입니다. 출퇴근을 자전거로 하기에 수많은 사람을 보지만 '내가 아는 사람'을 만나는건 드믈고, 자전거로 이동하는 동안 사람과 소통은 무리입니다. 비가 오면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데, 이미 여기서 '내가 사는 공간'과 '내가 일하는 공간'은 따로 분리되어 있고, 대중교통이든 자가용(?)이든, 이동하는 공간도 분리되어 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공간이 분리되면서 사람 간의 유대도 동시에 절단되었습니다. 같은 동네에 살면서 비슷한 일을 하던 옛날과는 다르게 지금은 같은 곳에 살아도 하는 일도 다르고, 일하는 장소도, 시간도 각각 다릅니다. 사람들의 공감할 요소가 달라지고, 유대가 약해지고, 흩어지게만 됩니다. 내 주변 사람보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랑 친해집니다. 고등학교 때 모의고사 지문 중에 out of sight, out of mind란 문장이 있었는데, 그게 갈수록 맞는 말이 되더군요. 보이지 않으니 내가 '신경쓸 필요가 아에 없으니까요' 내 폰에 등록된 수많은 사람이 있지만, 이 사람들 모두와 연락하진 않잖아요? 필요할 때 연락하거나, 전에 '알고 지내던' 사이였거나, 겨우 그 정도인거죠. 집 안에서도 '내 방', 거실, 욕실 등으로 공간이 단절되서 가족 간에서 이야기하기 힘든 경우도 있고, 자취로 완전히 단절해서 살아가는 상황도 생깁니다.
그렇다고 도시 공간이 없어져야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지금의 구조를 완전히 뜯어 고쳐야 된다기보다 서서히 변하는걸 선호하는 편인지라.... 다만 사람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바뀌었으면 싶다는 거죠.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아니라 그냥 물건 밑에 사람 있는 세상이 되어가는 꼬라지는 좀 싫다 투정부리는거죠 뭐... -w-) =3
P.S
물건 밑에 있다는거 실화입니다. 예전에 모 매니져가 '너희는 다쳐도 상품은 상하면 안된다'고 하더군요.
실례로 실제 물건 적재중에 상품이 왕창 쏟을뻔한 적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막는 동안 사람이 괜찮냐보다 '상품은 무사하냐'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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